단상/일상
24. 07. 27.
hn-log
2024. 7. 27. 14:44
1.
나이가 들었다. 더는 스물 초반 대학생이 아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여럿'이 모여, 특정된 하나의 행위 또는 대화의 주제-이를테면 스포츠라든가 독서라든가-가 없이 이런저런 일상 얘기들로 단순 친목을 도모하는 만남은, 운이 따르지 않는 한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이가 들어 각자의 삶을 꾸린 어른들은 공통의 관심사도 없는데 그렇다고 술자리 게임을 할 수도 없다. 지속된 사회생활로 인해 예의가 과도하게 배여 누군가 지루한 얘기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경청한다. 경청하는 척한다. 지루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 사람이 부디 사회적 지능이 장착된 사람이어서 '적당히'란 개념을 배워 알고 있기를 속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론은 이제 그런, 때때로 즐거웠던 모임들을 내 삶에서 보내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2.
스스로를 포함해 모든 이를 고려하지 않은, 특정인을 향한 배려는 다른 누군가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
3.
배려 없는 착함은 쓸 데가 없는 걸 넘어서 악하다.
4.
내가 자진해서 몇 번 걸레를 빨았다. 그걸 기억하고 이번엔 자신이 빨겠다고 걸레를 가져가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손가락을 하나 접었다. 열 손가락 다 접으려면 아직도 멀었다.
이런 건 배려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한다. 똑같이 반반 나누자고 안 한다. 염치 약간이면 된다.
5.
육체적 활동과 성장은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