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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볼버
    단상/일상 2024. 9. 27. 20:38

     

    1.

    전도연이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이 있다.

     

    먼저 위스키를 온더록스 잔에 조금 따른다. 따르는 잔 옆엔 또 다른 빈 온더록스 잔이 있고 거기엔 작은 스푼이 담겨 있다. 위스키를 다 따르면 이제 옆의 빈 온더록스 잔에 생수를 따른다. 이어서 커피포트를 집어 생수를 따랐던 온더록스 잔에 따듯한 물을 따른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를 따랐던 잔 안에 넣어 물의 온도를 확인한 후 담겨 있던 스푼으로 물을 떠 위스키를 따랐던 잔에 한 번, 두 번 섞는다. 마지막으로 향을 음미하고, 마신다.

     

    이 장면을 보고 나서 나는 더욱 영화에 빠져들었다. 서사에 중요한 부분도 아닌 이런 섬세한 묘사가 왜 파괴력을 발휘하는지 언어로 정리되지 않아 쓰지 못하겠다.

     

     

    2.

    전도연처럼 섹시하게 나이 들고 싶다.

     

    실제 나이로 따졌을 때 영화 속에서 열 살 차이가 나는 동료에게 고백을 받았다는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그녀의 젊었을 적을 기억하지 못하기에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섹시하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 어쨌든 지금의 전도연은 더할 나위가 없이 섹시하다. 더 젊었을 적의 그녀를 기대하지 않을 만큼 이미 완전하다.

     

    그렇게 나이 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게 섹시해서 낭만적인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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