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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르지 않을 만큼 신중했다면 좋다. 더 중요한 건 이제는 머뭇거리지 않는 것이다. 한 번 머뭇거리면 결단할 수 없게 된다. 머뭇거림 자체가 기회비용의 손실임을 기억해야 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매도는 실패는 물론, 성공도 문제가 된다.
투자를 하자마자 큰 수익을 내는 것은 행운일까.투자를 시작하고 긴 시간 손실을 겪는 것은 불행일까. 어설픈 논리로 얻은 큰 수익은 곧 사라질 신기루지만,고통으로 각인된 손실은 평생의 자산이다. 손실을 겪어도 대다수는 생각하지 않는 탓에 올바른 철학을 갖지 못하고,수익을 거저 얻은 모든 이들은 본능적으로 자만해지는 탓에 파멸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고 안정되어) 이익을 환원하는 방식으로 배당금을 지급할 때 그 가치가, 예적금이나 채권 이자와 같은 기회비용 및 리스크를 감안한 현재 가격 대비 얼마만큼 높은 기댓값을 가질 것이냐를 보고 투자한다.
내가 가진 종목들이 한동안 지루했다. 나는 조금씩 지쳐서 주말에 매매 전략을 세우지 않았고, 그 결과는 처참했다. 내가 마땅히 가져가야 할 수익을 놓친 기분이었다. 사실 주말에 최선을 다해 매매 전략을 세웠더라도 오늘 놓친 수익은 똑같이 놓쳤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고심해서 대응한 결과였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더러운 기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장에서 정말 내 자산이 되는 학습은 수익과 손실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 같다.
손실이 난 종목을 팔아서 손실을 확정 짓는 행위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지만, 평가손익과 실현손익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기댓값이 더 높은 주식이 있다면 옮겨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주식시장은 전문가가 틀리고 초보자가 맞는 곳이다. 초보자가 저 나름의 전략을 수립해서 돈을 벌었다면, 그 전략이 유효했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승리의 사실만 남는다. 주식시장에 겸손한 사람이 드문 건 이 때문이 아닐까.
트레이딩이 우리 사회에 어떤 생산적인 가치를 창출해낼까? 답을 내놓으라면 내놓겠지만 궁색한 것이 사실이다. 트레이딩의 짜릿함과 아름다움. 아직 난 거기까지밖에 납득할 수 없는데, 사실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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