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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 나버린 로봇이 된 것 같다.
    단상/일상 2024. 10. 27. 16:53

     

    사람이 함께하려다 보면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곳만 가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 없다.

     

    그러나 지인들끼리 기분좋은 만남을 기대한 자리에서까지 자신이 싫어하는 것들을, 자신의 감정이 마이너스가 되면서까지 감내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던하지 못하고 예민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만남의 폭이 좁아지는 것과 감정소모를 각오하는 것 중 선택을 해야하는데, 무엇도 쉽지 않다.

     

    거듭될수록 둔감해지는 통증도 있지만, 거듭될수록 민감해지는 통증도 있다. 슬프게도 내게는 인간관계란 것이 그런 것 같다. 어렸을 적 친구들을 만날 때, 그때는 어렵지 않게 감내했던 것들이 이제는 정말로 쉽지가 않다. 감정이 관리되지 않아 행동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다 막지 못하고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를 불러준 이들에게 고맙고, 분위기를 망쳐 미안하다. 최악이다. 여기서 변하지 못한다면, 내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뼈저리게 외롭지만 사람을 만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고장 나버린 로봇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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