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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협한 의견
    단상/일상 2024. 5. 19. 18:43

     

    "인간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이야기를 하던 중에 내가 말했다. 거기에 돌아온 대답은,


    "그건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이것. 나는 대답을 듣고 다음 말을 잇지 않았다. 나는 저런 말이 싫다. 저런 말은 대개 저런 말 특유의 어조와 함께 하는데, 결국 상대의 사고 수준을 낮게 규정짓는다. 말하는 이가 충분히 공들여 어조를 확실히 바꾸지 않는 한 그렇게 된다.

     

    사람마다 다르다, 상황마다 다르다? 도대체, 그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안 해도 되는, 모두가 아는 저 말을 굳이 내뱉는, 내가 봐왔던 그들의 어조에는 자신이 상대와는 다르게 깨어있는 사고를 한다는 우월감이 언제나 배여있었다. 

    저런 말이 필요한 때가 있다. 그때는 하면 된다. 그러나 평상시 우리는 보편성에 기반하여 소통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의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상황에선 남성이 여성보다 힘이 세다는 이야기도 할 수 없다.

    저런 태도를 가진 사람과 이번에 개봉한 영화가 어땠는지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함께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나갈 수는 없다. 착하지만 두루뭉술한 것보다 편협하지만 공허하지 않은 편이 차라리 낫다. 다양한 의견은 결국 건강한 제도를 만든다. 치우쳐진 의견도 소통의 태도만 올바르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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