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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공무원 자살 기사를 보았다. 부모는 기자와 인터뷰 중 울었다. 부모는 자랑스러운 자식이었음을 강조했고 기뻤던 그날의 합격 소식을 회상했다.
배고픈 시대를 지나온 부모 세대에게 공무원이란 직업이 갖는 의미는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러니 자식이 공무원에 임용되었을 때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분명 축복의 나날이었으리라.
그러나 한쪽으로 크게 치우쳐진 감정의 크기는 역시 위험하다. 한쪽으로 크게 치우쳐진 감정은, 상황이 역전되었을 때 커진 그대로 역전된다. 살기 힘들 만큼 괴로웠던 공직생활을 그만두는 것은 부모의 치솟은 행복 그만큼을 단번에 실망으로 바꿔버릴 선택지라고 느꼈을 것이다.
기대는 담대함을 줄 수도 있지만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롭게 행동할 수 있다. 직업을 가진 데 기뻐하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한 데 기뻐하고 칭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