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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몇을 만났다. 오래도록 만남을 갖지 않아 사람과의 관계가 한 번 필요하다 느낄 즈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몹시 불행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위로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온 것 같았다.
차분하게 말하고, 말한 것 이상으로 듣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이런 기본적인 태도를 지키는 사람은 아주 소수다. 나는 살면서 거의 만나지 못했다.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그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분 나쁜 말을 해줄 수 있을 만큼 친한 지인에게, 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해 한 번 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