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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초중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나오는 마흔의 신사 넷은 나의 꿈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전히 이룬 것 하나 없는 현실을 마주할 때면 좌절감이 밀려오는데, 그때마다 나는 다시 신사의 품격을 보았다. 젊음이 실패와 함께 사라질 때, 마흔의 나이에도 저렇게 멋질 수 있다는 건 큰 위로가 됐다. 신사의 품격을 보면서, 나는 아직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지킬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마흔이 될 즈음까지도 어릴 적 동경했던 그들처럼 멋진 신사가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 신사의 품격은 따스한 추억일까 짙은 흉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