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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심원단상/일상 2024. 4. 2. 22:01
오랜만에 성어심원을 들었다. 음악이 끝나고 밤의 불빛들을 한참 바라보았다. 비마저 내린다. 이 감정을 어쩌면 좋을까. 나는 어려서 소설 삼국지 연의를 약 16번 정도 읽었다. 어린 나이에 읽고 또 읽은 그 감성은 지금 나의 정체성이다. 나는 중국풍의 이야기 곧 그 시절 영웅적 낭만과 애절한 사랑에 마음이 쉽게 잠식된다. 그리고 견딜 수 없이 슬퍼진다. 잠식된 마음 안에는 전쟁, 영웅, 천명, 신념, 대의, 의리, 사랑, 그리움 같은 단어들이 뒤엉켜있다. 이런 단어들이 설렘들 주던 때가 얼마되지 않은 것만 같은데... 청춘이 소중한 것임을 그때는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청춘을 허비한 이들에게 딱 한 번 생을 되돌릴 기회를 주는 것은 꽤나 정의롭지 않을까. 이 감정에서 해방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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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배려단상/일상 2024. 3. 19. 20:04
큼직한 배려는 누구나 한다. 중요한 건 사소한 배려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그런 사소한 배려를 챙기는 사람을, 나는 살면서 거의 만나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는 사소한 배려는,내 양쪽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 슬그머니 몸을 뒤로 젖혀 그 두 사람이 서로를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승용차에 다섯이 타게 되었을 때 뒷자리 가운데 앉는 것,공로를 내세울 수 없는 귀찮고 하찮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을 하는 것,상대의 배려를 알아차리는 것,따위다. 나는 이런 사소한 배려를 챙기는 사람들을 많이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굳이 싫어하진 않지만 그들과 따로 시간을 보내거나 그들의 문제를 돕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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