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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단상/개발 2025. 1. 30. 19:56
보안은 소프트웨어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중 하나다. 보안은 중요하지만, 그 단어의 무게에 짓눌리면 소프트웨어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보안은 소프트웨어의 다른 요소, 기능, 사용자 경험, 성능, 비용 등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적정선을 찾고, 현실적인 대응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물쇠를 끊어낼 수 있다. 자물쇠는 절대적일 수 없다. 자물쇠의 진정한 목적은 범행에 비용과 수고로움을 더하고 심리적 장벽을 느끼게 하는 데 있다. 자물쇠가 끊어진 이후로는 대응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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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thonic단상/개발 2025. 1. 24. 22:54
간단한 프로젝트를 파이썬을 써서 마무리했다. 프로젝트를 막 끝내고 나는 한참 고민에 빠졌다. 파이썬은 왜 상수를 지원하지 않을까. 파이썬은 왜 접근제한자를 지원하지 않을까. 코드를 이렇게 무방비하게 놔둬도 괜찮은 걸까? 나는 웹을 뒤지다가 오늘 처음으로 Pythonic이란 단어를 접했다. 이어서 파이썬 철학도 접했다. 그 중에 강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하는 철학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코드 종결 세미콜론도 없고, 스코프 블록도 없는 파이썬 코드 형식을 처음 보았을 때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직접 써보고 나서야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았다. 코드 형식은 인정하지만, 강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더 좋은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철학이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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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단상/일상 2024. 12. 1. 23:44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 그리고 나를 위로하는 일로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결핍은 나를 증명하여 해소할 수도 있고, 나를 소진하여 해소될 수도 있다. 내가 소진될수록, 나는 나의 결핍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욕망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돈을 많이 벌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면 좋겠다. 이제 남은 생애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아닌 순간의 강렬함을 바라는 것이 내가 진짜 원하는 건지 스스로에게 세뇌된 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나는 꽤나 감성적인 사람이니 몇 번의 강렬한 순간을 더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내 마음에 더 욕망하는 것이 없어지는 순간을 고대한다. 그 시원한 해방감과 공허한 자유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