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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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단상/일상 2024. 12. 1. 23:44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 그리고 나를 위로하는 일로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결핍은 나를 증명하여 해소할 수도 있고, 나를 소진하여 해소될 수도 있다. 내가 소진될수록, 나는 나의 결핍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욕망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돈을 많이 벌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면 좋겠다. 이제 남은 생애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아닌 순간의 강렬함을 바라는 것이 내가 진짜 원하는 건지 스스로에게 세뇌된 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나는 꽤나 감성적인 사람이니 몇 번의 강렬한 순간을 더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내 마음에 더 욕망하는 것이 없어지는 순간을 고대한다. 그 시원한 해방감과 공허한 자유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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