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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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단상/일상 2025. 2. 9. 13:15
좋아하는 타입의 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다정하지 않은 사람이 좋다'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밀당이 좋다'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누구나 다정한 사람이 좋고 밀당 없이 많이 표현해 주는 사람이 좋다고 말하지만, 나는 다정하고 아끼지 않는 사랑 표현에 지루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대부분의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착하면 답답하고, 재밌으면 가볍다. 자신감과 무모함의 경계는 위태로워 보이고, 신념과 아집은 한 끗 차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사람은 그러한 양면성을 초월한다. 그들의 다정한 표현은 무료하지 않고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착하면서도 냉철할 수 있고, 유머는 품위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자신감은 지혜와 함께하면 무모하지 않고, 신념은 경청과 함께하면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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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단상/개발 2025. 1. 30. 19:56
보안은 소프트웨어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중 하나다. 보안은 중요하지만, 그 단어의 무게에 짓눌리면 소프트웨어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보안은 소프트웨어의 다른 요소, 기능, 사용자 경험, 성능, 비용 등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적정선을 찾고, 현실적인 대응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물쇠를 끊어낼 수 있다. 자물쇠는 절대적일 수 없다. 자물쇠의 진정한 목적은 범행에 비용과 수고로움을 더하고 심리적 장벽을 느끼게 하는 데 있다. 자물쇠가 끊어진 이후로는 대응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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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thonic단상/개발 2025. 1. 24. 22:54
간단한 프로젝트를 파이썬을 써서 마무리했다. 프로젝트를 막 끝내고 나는 한참 고민에 빠졌다. 파이썬은 왜 상수를 지원하지 않을까. 파이썬은 왜 접근제한자를 지원하지 않을까. 코드를 이렇게 무방비하게 놔둬도 괜찮은 걸까? 나는 웹을 뒤지다가 오늘 처음으로 Pythonic이란 단어를 접했다. 이어서 파이썬 철학도 접했다. 그 중에 강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하는 철학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코드 종결 세미콜론도 없고, 스코프 블록도 없는 파이썬 코드 형식을 처음 보았을 때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직접 써보고 나서야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았다. 코드 형식은 인정하지만, 강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더 좋은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철학이 너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