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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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단상/개발 2024. 4. 13. 15:39
범인인 나는 천재가 개발해놓은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설명서가 필요한데, 그 사용설명서는 대개 원론적이고 빠진 부분이 있다. 일이 급해 이미 그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용자들이 쉽게 정리해놓은 내용을 찾기 위해 여러 포스트를 찾으면 또 틀린 내용이 많다. 진리가 아니므로 논리적 추론으로 얻어낼 수 없다. 프로그램을 만든 이가 알려주거나 다른 사용자가 알아낸 사실을 공유하거나 내가 일일이 눌러 알아내야 한다. 법칙을 발견하는 것도, 난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그 기능을 직접 구현하는 와중이라면 더한 고생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그저 사용설명서 몇 줄이면 끝날, 띄어쓰기나 철자 입력 방법 같은 것을 알기 위해 며칠을 헤매며 이 수고로움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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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단상/일상 2024. 4. 7. 14:35
1.합의가 필요해 보이는 상식이 있다. 이를테면 편의점 직원이 출입하는 손님에게 일일이 인사를 해야 하는지,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리가 편의점에 가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기 위함이지 어떤 서비스를 받기 위함이 아니다. 말 그대로 편의점이라 수시로 사람들이 들락거리는데 거기다 대고 일일이 인사를 하는 건,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많은 이들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는 건 인터넷을 보고 잘 알고 있다. 각 개인이 생각하는 분명한 적정선이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이런 상황은 모두가 동의하는 지점을 찾을 수 없다.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런 건 각자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직원이 좋은 서비스를 하길 원한다면 인사성이 밝은 직원을 채용하거나 돈을 더 주거나.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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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심원단상/일상 2024. 4. 2. 22:01
오랜만에 성어심원을 들었다. 음악이 끝나고 밤의 불빛들을 한참 바라보았다. 비마저 내린다. 이 감정을 어쩌면 좋을까. 나는 어려서 소설 삼국지 연의를 약 16번 정도 읽었다. 어린 나이에 읽고 또 읽은 그 감성은 지금 나의 정체성이다. 나는 중국풍의 이야기 곧 그 시절 영웅적 낭만과 애절한 사랑에 마음이 쉽게 잠식된다. 그리고 견딜 수 없이 슬퍼진다. 잠식된 마음 안에는 전쟁, 영웅, 천명, 신념, 대의, 의리, 사랑, 그리움 같은 단어들이 뒤엉켜있다. 이런 단어들이 설렘들 주던 때가 얼마되지 않은 것만 같은데... 청춘이 소중한 것임을 그때는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청춘을 허비한 이들에게 딱 한 번 생을 되돌릴 기회를 주는 것은 꽤나 정의롭지 않을까. 이 감정에서 해방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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